내장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단풍 제1명소 내장사를 찾았다.
입구에서 가장 가깝다는 제1주차장(주차료 5,000원)은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만차였고 그 옆 제2주차장에 주차해 매표소로 향하자 붉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 터널이 멋져 보였다.
매표소 근처에 유료 주차장(주차료 1만원)과 식당가가 있고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무료 주차였다.
매표소에서 매표소(어른 00원)를 끊고 들어가니 단풍이 만발해 산책로가 무척 편하고 그곳에서 내장사까지 50분쯤 걸어야 하는데 단풍나무 숲길이 운치있어 절로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여기서 내장사까지 가는 셔틀버스(이용료). 천원)도 있었고 걷기 싫으면 편하게 가는 방법도 있었다.
이제 물들기 시작한 단풍숲길은 매우 쾌적하고 운치있어 약 50분간 즐거운 산책로가 되었다.
일주문이 다가올 무렵 정자에 날개가 돋아올라 승천했다는 우화정이 나타났는데 단풍숲으로 둘러싸인 연못과 푸른 정자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붉게 물든 단풍과 파란 지붕의 정자가 물 속에 비친 모습도 아름다워 한동안 주변을 거닐며 풍경을 마음껏 감상했다.
일주문에 들어가기 전 멀리 봉우리 전망대로 갈 수 있는 케이블카 탑승장과 벽련암, 서래봉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도 있었다.
일주문에 들어서니 또 한 번 아름다운 단풍 터널길이 아름다워 며칠 후 절정기에 와 있다면 붉은 단풍길이 얼마나 멋졌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천왕문에 들어서면 처음 내장사 경내였으나 몇 달 전 방화로 불에 탄 대웅전 자리에 조그만 건물만 덩그러니 서 있어 웬일인지 경내가 외따로 보여 아쉬움을 더했다.
그나마 서래봉을 머리에 인 극락전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랬다.
경내를 이리저리 돌아보면 산봉우리 전망대로 갈 수 있는 계단길이 있어 전망대로 가보기로 결심했다.
일주문 근처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을 30여 분 가파른 산길을 타고 오르려니 왠지 힘들어 올라가도 은근히 후회했다.
그러나 전망대에 선 순간
아득한 발아래 멀리 우화 정이 보이고 붉게 물들기 시작한 산야는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왔다.
연지봉(▲670m), 망해봉(▲679m), 불출봉(▲622m), 서래봉(▲624m), 월영봉(▲427m)이 늘어서 있고 병풍처럼 둘러싸인 봉우리들 사이로 푹 파묻힌 원적암, 벽련암 등의 암자를 한눈에 볼 수 있어 30분간 힘겹게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
이 전망대가 바로 최고의 뷰 맛집이었다.
전망대에서 다시 내장사로 내려와 경내 벤치에 앉아 다리 휴식을 취하며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했다.
단풍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내장사는 11월 첫째 주가 단풍이 절정일 것 같았다.
내장사에서 나와 30여 분 거리에 있는 내장산 국립공원 내 또 다른 사찰, 장성의 백양사로 향했다.
주차료(5,000원)와 입장료(어른 4,000원)를 내고 들어가시면
계곡을 끼고 사찰 입구까지 쾌적한 산책로가 이어졌으며 계곡물과 어우러진 주변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고 갈참나무가 곳곳에 솟아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
갈참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가 있는 가로수길을 걷다가 승려 18분의 사리와 유골을 봉안한 부도밭에 오르면 석종형 탑과 비가 사할린 숲 그늘에 둘러싸여 엄숙함을 자아냈다.
부도탑에서 내려와 백양사 경내가 가까워질 무렵,
백암산의 바위절벽을 배경으로 한 2층 누각, 쌍계루가 연못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선사하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림 같은 풍경이 아름다워서 한동안 그곳을 떠날 수가 없었다.
쌍계루 근처의 울창한 가야 숲 또한 청량감을 선사했다.
쌍계루를 지나 백양사의 정문인 사천왕문에 들어서니 커다란 보리수가 우뚝 솟아 있고 주변에 요사채와 종각, 그리고 안으로 들어서니 하얀 바위절벽을 배경으로 한 대웅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학이 날개를 편 것 같다고 해서 학바위(높이 630m)라고 불리는 바위 절벽을 보는 순간 왠지 히말라야 설봉을 보는 듯해 신비했다.
대웅전 뒤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모신 팔층석탑과 백양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알려진 극락보전 등 백양사 경내에는 구석구석을 살펴볼 만한 곳이 많았다.
단풍의 명소이자 삼국시대 백제 무왕(636년) 때의 영은이 창건한 사찰 내장사와 백제 무왕(632년) 때의 승려 여황이 창건하고 고승도 많이 배출한 백양사는 정말 가볼 만한 천년 고찰이었다.
(2021. 10. 30.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