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상공에는 영하 50도 안팎의 매우 차가운 공기층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북극의 냉기가 더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제트기류가 북극에서 약간 아래쪽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막고 있다.
비행기로 미국에 갈 때 가는 시간보다 오는 시간이 몇 시간 더 걸리는 이유가 바로 이 제트기류의 영향이다.
제트기류가 강하면 시간차는 더 많이 난다.
그러나 이 제트기류는 북극과 바로 아래 지방(중위도)의 기온차가 클수록 본래의 속도를 유지해 울타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은 춥고 아래는 따뜻할수록 제트기류가 강해져 그 남쪽에 위치한 한국은 따뜻한 겨울을 나게 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결과 북극 기온이 조금씩 상승하면서 중위도와의 기온차가 좁혀졌다.
그 결과 힘차게 회전하던 제트기류가 이완됐다고 한다.
제트기류가 이완되면서 북극의 냉기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위도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면서 라니야 현상이 일어나 한반도 동쪽에 큰 저기압이 자리 잡았는데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이 저기압이 북쪽에서 내려오는 냉기를 한반도로 보내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 결과 5km 상공의 영하 50도의 찬 공기가 상층부에서 내려오는 상황이 현재 발생 중이라고 한다.
찬 공기는 무거우니까, 땅으로 빨리 내려오니까 더 추워지고.
오늘 새벽은 무척 추웠다.
일기예보를 보면 이번 북극 한파의 위력은 꽤 오래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왼쪽 일기예보는 새벽 운동을 나가기 직전 찍은 것이었다.
하지만 운동을 마치고 집에 와서 날씨를 보니 영하 13도가 나온다.
그래도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춥다는 느낌은 없었다.
바람이 불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문제는 내일부터 바람도 거세진다는데 그럼 금요일에는 영하 18도니까 체감온도는 영하 28도쯤 된다는 얘기가 된다.
다들 잘 대비해야 돼.
기후를 평가할 때 영하 12도 이하인 날이 1년에 며칠이 되는지를 계산하는 것 같은데 이번 주만 해도 닷새나 되니 상당하다.
더구나 서울지방 최저기온이 17도 이하로 떨어진 날이 2000년 이후 불과 6회였다니 이번 주 금요일의 한파는 그만큼 이례적인 셈이다.
오늘 새벽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일기예보를 보고 나서 이런 모습으로 집을 봤다.
코로나의 선물, 마스크 덕분에 얼굴은 춥지 않은데 이보다 10도 이상 낮아진다는 금요일엔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
스키 탈 때 쓰는 얼굴 전체를 가릴 마스크를 찾아놔야 해.
공원에는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금요일 아침에는 얼마나 사람들이 보일지 궁금해.
공원을 거꾸로 걸어 88광장에 이르렀을 때 해가 뜨는 것 같았다.
아무리 추워도 해는 뜨고 하루는 시작되는 이번 주 남진하는 막강한 북극 한파를 어떻게 견뎌낼지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아침이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조금 더 걷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 하늘에서 눈이 흩날려서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불과 30분 만에 넓은 도로가 이렇게 하얗게 변해버렸다.
언제 그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내일 아침에 쌓인 눈 때문에 걷기는 하루 건너뛰어야 할 것 같다.
미끄러지거나 하면 크게 약해지니까
아파트 앞에 도착했을 때는 주차해 있던 자동차 지붕이 모두 이런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내일 아침 차를 몰고 출근해야 하는 큰아들 부부가 걱정이다.
최근 이런 폭설은 처음이라 내리는 눈을 보며 깜짝 놀랐다.
북극 한파가 무서운 기세로 들이닥칠 것 같다.